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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인사이드] ‘하반기 글로벌 기술수출 포문을 열다’

김세영
입력 : 2019-08-14 16:10 수정 : 2019-08-14 16:10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권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신약개발에 전세계 의약바이오업계가 매진하고 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신약개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러나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보통 15년,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불가능을 향한 도전이자 확률과의 기나긴 싸움이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산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R&D 투자를 통한 우수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헬스앤라이프저널은 국내는 물론 해외 의약바이오업계의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 임상 등의 과정이나 결과를 적극 발굴해 알림으로써 관련 질환에 대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치료방법을 고민하는 의료진과 의료기관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와 전망 등을 다루게 될 ‘신약인사이드’가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이해력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편집자 주>

 

또다시 ‘1조 잭팟’ 역대 4번째 기술수출

 

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7월의 첫날, 한국 제약업계에는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 소식으로 훈풍이 불
었다.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YH25724’에 대한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YH25724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첫 바이오의약품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계약금 4000만 달러(한화 약 471억 원)를 수령하며 마일스톤 지급액으로 최대 8억 3000만 달러(약 9781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총액 8억 7000만 달러(약 1조 252억 원)로 추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도 추가 수령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스파인바이오파마와 2500억 원 규모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인 YH14618의 기술수출 성과를 시작으로 1년 사이 벌써 네 번째 대형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11월에는 3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을 얀센과 1조 4000억 원 규모로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NASH 치료를 위한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총 9000억 원을 확보했다. 총 4건의 기술수출료만 합쳐도 3조 6000억 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NASH 환자 위한 차세대 신약물질 ‘관심’
 

NASH는 흔히 간 내 지방 축적으로 시작되는데 염증으로 발전해 최종적으로 다수 환자에게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한다. 특히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으며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아 의학적 수요가 높다. 베링거인겔하임은 NASH 특징 하나만을 표적하는 방법으로는 중증 NASH 환자에서 완화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방증, 염증, 섬유증 등 NASH 3가지 핵심 요인을 모두 표적화하는 차세대 치료법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그런 배링거인겔하임에 YH25724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신약물질 후보로서 베링거인겔하임의 NASH 관련 R&D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YH25724는 GLP-1 단백질과 FGF21 인자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작용제다. 전임상연구 결과, 내장에서 생성된 호르몬인 GLP-1과 FGF21이 결합하는 경우 높은 효과를 보였다. GLP1R/FGF21R 이중작용제는 지방간염 해소와 직접적 항섬유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 손상과 간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혁신사업 담당 이사인 미헬 페레 박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유한양행과 오랫동안 유지한 협력 관계를 확대할 수 있었다”며 “베링거인겔하임은 NASH 환자를 위한 차세대 치료방법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이정희 대표 역시 “심혈관대사질환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다수 보유한 베링거인겔하임과 협력하게 돼 기대가 크다. NASH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약품 개발에 베링거인겔하임의 임상 전문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비결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최근 들어 제약산업의 생산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R&D 투자액은 연평균 2.4%씩 증가하는 반면 생산성은 해마다 감소 추세다. 미국 FDA 신약 승인 현황도 갈수록 정체되고 있다. 제약회사들이 R&D 투자를 많이 하지만 수익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를 비롯해 에이치엘비의 위암 치료제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실패, 한미약품의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기술이전 계약 해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도 늘 기회는 있기 마련이다. 최근 신약개발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비결은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오픈이노베이션은 제약업계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박유회 이사 역시 협업을 통한 비용 절감 등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유회 이사는 “폐쇄적인 내부 사업모델은 개발비가 많이 소요되지만 오픈이노베이션은 외부개발을 도입해 내부 개발비를 줄이며 높은 임상성공률을 자랑한다는 장점이 있다. 스핀오프 또는 라이센싱 등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로도 꼽힌다”고 설명했다.

 

특히 YH25724의 기술수출 성과는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에 해당한다. YH25724는 제넥신(대표 서유석)의 기술이 접목된 융합단백질로 유한양행이 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해 타사와 협력한 첫 번째 모델이다. 유한양행은 벤처인 제넥신의 체내 지속형 바이오신약기술 ‘하이브리드에프씨(HyFc)’를 접목시켰다.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2015년 도입한 제넥신의 플랫폼 기술이 활용돼 제넥신은 총 기술수출액의 5%를 지급 받게 된다.

 

지금껏 주로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했던 유한양행은 향후 해외로도 눈을 돌려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해 보스턴과 샌디에이고에 유한USA 법인을 설립한 유한양행은 올해 호주를 비롯해 향후 유럽에도 법인을 둘 계획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사진=유한양행

R&D 투자 강화로 ‘신약개발사’ 탈바꿈

 

1926년 창립한 유한양행은 1962년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거래소에 상장됐다. 1984년 중앙연구소를 준공한 이후 2007년 첫 자체 개발 신약인 레바넥스(국산 9호)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유한양행은 2014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1조 82억 원)한 후 지난해에도 1조 5068억 원(연결기준)을 이어가면서 수년째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5년 연속 매출 1조 원 달성의 금자탑을 세운 유한양행은 올해도 무난하게 1조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매출액만 3450억 원을 기록하며 이미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국내 매출 부동의 1위’ ‘15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 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15년 이정희 대표 취임 후 본격적인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신약개발사를 천명한 2015년 이후 연구비는 매출액 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6.1%, 2017년 6.8%, 2018년 7.3%를 기록했다. 현재 유한양행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개수는 총 27개이며 연구 인력만 285명에 이른다. 박유회 이사는 “올해는 매출액 대비 연구비가 처음으로 두 자릿 수(10.1%)를 넘겨 집행될 계획이다. 2019년에만 약 1700억 원 정도를 투자한다”면서 “2026년에는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R&D 제약사 중 국내 넘버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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