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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라약국]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혁신적 치료제로 맞붙다

김세영 기자
입력 : 2019-08-26 09:48 수정 : 2019-08-26 09:48

 韓 유방암 발생률 높아... 젊을수록 전이 가능성↑

 

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유방암은 유방 구성 조직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전이하기 쉬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한국은 미국, 서유럽,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들과 함께 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들 중 하나로 분류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의 유방암 발생률은 감소세지만 반대로 한국의 경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WHO 국제암연구소(IARC)의 암 보고서인 <글로보칸(GLOBOCAN) 2012>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명 당 52.1명이 발생해 가까운 일본(51.5명)보다 높은 유방암 발생률을 보인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표한 <2015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국가에선 60~70세 연령층에서 유방암이 많이 발병하나 국내 유방암 진단 관련 중위 연령값은 2012년 기준 51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유방암 기초 사실 통계자료(2012년)에도 국내 유방암 주 발병 연령은 40~50대로 폐경 전 환자가 절반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이 젊은 층에 속한다. 종합해보면 한국에서는 서구 대비 좀 더 이른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많다. 특히 유방암 발병 나이가 어릴수록 종양이 크고 공격적인 경향을 띠며, 상대적으로 암의 진행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여 재발 및 전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이성 유방암(Metastatic Breast Cancer)은 가장 진전된 단계인 4기 암으로 종양이 뇌, 폐, 뼈, 간 등 신체 다른 부위로 퍼져 전이된 경우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2%로 조기 유방암 환자(1기 100%, 2기 93%) 대비 훨씬 낮다.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처음부터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여성은 5% 미만이지만 유방암 초기 진단 및 조기 치료를 받은 국내 여성의 40%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된다. 조기 치료가 이뤄지더라도 15년 내 전이성 유방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이자 입랜스. 사진=한국화이자제약

 

입랜스, 2배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


입랜스(성분명 팔모시클립)는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유방암의 59.3%를 차지하지만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음성(HER2-) 유방암 분야에서 기존 단독요법 대비 2배 이상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mPFS)으로 병용 효과를 확인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구용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암세포의 성장촉진에 관여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CDK) 4와 6을 선별적으로 억제하는 기전 계열의 약제로는 최초(First-in class)이며 세포주기를 정상화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선 입랜스의 국내 허가 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지선 이사는 ‘젊은 유방암 환자에 있어서의 입랜스의 가치’를 주제로 주요 임상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PALOMA-3에서 입랜스-풀베스트란트(상품명 파슬로덱스) 병용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9.5개월, 위약-풀베스트란트군이 4.6개월로 확인됐으며 폐경 전과 폐경 후 환자에서 각 9.5개월 및 9.9개월, 위약군에서 각 5.6개월, 3.9개월로 나타나 폐경 전과 폐경 후 환자 모두에서 입랜스 병용군의 mPFS가 비교군 대비 2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PALOMA-3 임상 전체 생존기간(OS) 세부 데이터 연구의 무진행 생존기간 후속 분석에 따르면 입랜스 병용군의 mPFS는 11.2개월, 위약군은 4.6개월로 나타났다.

 

또 환자 증상보고 결과를 활용한 ‘삶의 질(QoL)’ 분석에서 입랜스 병용요법은 위약군 대비 글로벌 QoL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QoL 악화를 유의미하게 지연시켰다. 통증 증상이 악화될 때까지의 기간(중간값)은 입랜스 병용군 8개월, 위약군 병용군 2.8개월을 기록, 입랜스 병용요법이 위약군에 비해 통증 증상이 악화될 때까지의 기간을 3배가량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지선 이사는 “입랜스는 기존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함과 동시에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며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 유의미한 치료 옵션이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편의성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폐경 전 환자에서 입랜스와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환자들이 입랜스의 임상적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랜스는 미국 FDA로부터 2013년 4월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돼 2015년 2월 레트로졸(상품명 페마라정) 병용요법 우선 심사, 신속승인을 통해 제품 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은 입랜스 병용요법을 폐경 전과 폐경 후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서 ‘카테고리1’으로 권고하고 있다.

 

 

젊은 유방환자, 치료예후 좋지 않아
 

‘젊다’는 기준은 상이하지만 BCY1, BCY2 권고안에 따르면 40세 이전 환자를 주로 지칭한다. 또는 생리가 유지되는 폐경 전 여성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젊은 여성 유방암의 특징은 진행된 병기로 진단되며 나이 든 여성의 유방암보다 좋지 않은 치료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료=한국화이자제약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 이근석 교수는 “주로 치료 방침을 정하는 연구에 포함되는 환자들은 폐경 후 환자들이다. 폐경 전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한 연구는 별로 없다. 젊은 여성들에게 맞는 유방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젊음 자체가 암의 특성이 공격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선입견이 있어 의사들도 나이만을 기준으로 일부 환자에게 과도한 처방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만성질환처럼 오랫동안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5년 생존율은 원격전이의 경우 20%대에 불과하며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 옵션마저 제한적이다. 20% 생존율이라도 달성하려면 항암요법을 해야 하지만 탈모나 통증 등 부작용으로 환자들의 고통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가급적 항암치료를 하지 않는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의 경우 결혼생활, 직업유지 등 경제적 문제와 또래집단에서 느끼는 고립감, 성(性) 관련 부부 문제나 임신 및 유전적 위험요인에 대한 고민 등 정신적·사회적 고충이 뒤따른다. 이근석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항암요법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기간(Chemotherapy-free interval) 즉, 항암요법으로부터의 ‘방학’을 최대화할 수 있는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폐경 이전 유방암 환자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입랜스는 2016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국내 출시됐다. 2017년 11월에는 폐경 후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 대한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시에만 급여가 적용됐으나 아직 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급여적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화이자제약은 지난 3월 폐경 전후 환자에게 입랜스와 파슬로덱스의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를 재신청한 상태다.

 

이지선 이사는 “국내 유병률이 높은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내분비요법 치료 후 진행된 경우에 대해선 아직은 급여(화)가 되지 않았다”면서 “회사에선 급여(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아직 급여(적용)를 받지 못했지만, 허가 내약제비 부담을 덜기 위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등한 PFS 효과...경쟁자 ‘버제니오’ 등장
 

릴리의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는 입랜스에 이어 국내 전이성 유방암 치료 시장에 두 번째로 등장한 CDK 4/6 억제제다. 같은 적응증으로 시장을 선점한 입랜스에 맞서 버제니오는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버제니오는 유방암 치료 분야의 미충족 수요를 바탕으로 입랜스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CDK 4/6 억제제가 주목받으면서 지난 50년간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기본 치료요법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CDK 4/6 억제제와 기존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 CDK 4/6 억제제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이 권고됐다. 주로 전이성 HR+/HER2- 유방암 1차 치료와 재발된 전이성 및 진행성 환자에게서 효과를 발휘했다.

 

버제니오는 이전 유방암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경 후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MONARCH 3 연구를 통해 전이성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연구결과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간값이 28.2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군의 14.8개월 대비 2배 정도 연장됐다. 객관적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군의 34.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내분비요법 치료에도 병이 진행된 HR+/HER-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MONARCH2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버제니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군의 PFS 중간값은 16.4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군 9.3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장을 보였으며 ORR은 35.2%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16.1%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CDK 4/6 억제제의 최대 장점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버제니오, 입랜스 두 치료제 모두 기존 치료요법 대비 효과를 개선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2배 연장했으며 부작용이 현격히 적어 전이성 HR+/HER- 유방암 환자에 상당히 좋은 치료옵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초 CDK 4/6 억제제인 입랜스가 28일을 전체 주기로 1일 1회 125mg을 21일 연속으로 경구 투약 후 7일간 휴약이 필요하지만 버제니오는 매일 복용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릴리의 버제니오. 사진=한국릴리

 

日에서 폐질환 발병, 주의 요구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5월 버제니오에 대한 폐 관련 안전성 경고를 발표했다. 버제니오를 투여받은 환자 14명에게서 심각한 폐질환이 발병해 이 중 3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은 즉각 릴리 측에 약물의 첨부문서를 개정하도록 하고, 의료관계자에게 호흡곤란 등 간질성 폐질환 초기증상에 주의하며 이상이 있을 시 투여를 중지하도록 촉구했다. 버제니오는 수술할 수 없거나 재발한 유방암 환자에 사용되는 경구제로 일본에서는 지난해 9월 승인됐다.

 

하지만 일본에서 일어난 폐 안전성 이슈가 한국에서 버제니오를 치료옵션으로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릴리 의학부 조성자 부사장은 “후생성 발표 이후부터 한국릴리는 식약처에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입랜스와 버제니오 임상에 모두 참여한 손주혁 교수는 “한국인에서는 일본에서 나타난 폐관련 이슈가 없었다”며 “일본에서는 버제니오 외 여러 항암제에서 유독 폐 관련 이슈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의 특정 문제인지 이상반응 보고 체계가 달라서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버제니오는 현재 국내 보험급여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국릴리는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버제니오의 급여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외에도 아직 국내 승인되지 않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까지 진입을 노리고 있어 CDK 4/6 억제제 간 경쟁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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